영양·식품

계란은 죄가 없다! 당뇨·고지혈증 환자가 반드시 피해야 할 ‘계란 섭취 3대 패턴’과 하루 적정량

발자취 2025. 11. 14. 06:00

발자취 | 건강 에세이

야근 후 계란말이 앞에서 멈칫한 당뇨·고지혈증 환자의 솔직한 식단 고민. 계란의 오해와 진실, 그리고 혈당/콜레스테롤을 동시에 잡는 3가지 섭취 원칙을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봅니다. (대한고지혈증학회, AHA 권고안 참고)

《건강하게 살아남기》 Ep05


단순한 계란말이의 질문과 균형의 미학



“계란말이, 많이 먹어도 되는 걸까?”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11시.
야간 근무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몸은 이미 한 번 털린 느낌이고, 위장은 조용히 “뭐라도 넣어 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주방으로 가는 발걸음은 무겁지만, 그래도 아무거나 먹을 순 없다는 생각. 최소한 영양은 챙겨야 한다는 강박이 나를 또 냉장고 앞으로 끌고 갔다.
냉장고 문을 열자 계란 세 알과 잘게 썰어 둔 대파가 눈에 들어왔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계란을 톡톡 깨서 풀고, 소금을 살짝만 넣고, 예열한 팬에 얇게 부어 돌돌 말았다.
노릇노릇 잘 구워진 계란말이. 단면을 보니 두께도 적당해서 괜히 뿌듯했다.
계란말이는 그냥 집어먹어도 맛있고, 밥반찬으로도 좋고, 예전엔 술안주로 곁들이기에도 딱이었다.

그런데 이 만능 간식 앞에서 나는 젓가락을 들지 못하고 잠시 멈춰 섰다.

“당뇨랑 고지혈증 있는 내가… 이걸 이렇게 많이 먹어도 되는 걸까?”

한쪽에서는

“오늘 야근했는데 이 정도는 괜찮지”

라며 합리화를 시도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렇게 넘기는 선택들이 결국 내 몸을 만든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계란말이 한 줄을 앞에 두고 멈춰 선 그 잠깐의 순간,

‘계란은 완전식품이다’

라는 말만 믿고 넘어가기에는 지금 내 고지혈증 수치가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한 번은 제대로 짚고 넘어가 보기로 했다.
이 단순한 한 줄의 계란말이 속에, 나 같은 사람에게 어떤 균형이 필요한지 점검해 보기로.



계란에 대한 오해와 진실

 

계란 하나의 영양 성분 분석: 왜 계란은 완전식품이라고 부를까?


계란은 흔히 ‘완전 단백질 식품’이라고 불린다.

단백질, 루테인, 비타민 등 필수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고,
특히 당뇨 환자 입장에서는 탄수화물이 적고 포만감이 좋아서 식단에 자주 등장하는 재료다.
우리가 흔히 먹는 중간 크기 계란(약 50g 기준) 하나를 숫자로 보면,
왜 이 작은 한 알을 두고도 ‘얼마나 먹을까’를 고민하게 되는지 이유가 더 분명해진다.

열량(칼로리)약 70~80 kcal주로 지방과 단백질에서 나옴
단백질약 6.5g성인 하루 권장량의 약 10% 수준
지방약 5g불포화지방산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음
탄수화물약 0.5g혈당에는 거의 영향이 없음
콜레스테롤약 200mg하루 권장 섭취량(300mg)의 약 2/3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농무부(USDA) 영양 정보 참고*
숫자로 놓고 보면 딱 보인다.

계란 1개만으로도 이미 하루 콜레스테롤 권장 섭취량의 상당 부분을 채운다.
그래서 계란이 건강식이라는 걸 알면서도,
고지혈증 관리 중인 사람은 ‘두 개, 세 개’를 쉽게 못 먹는 거다. 나도 그렇고.

‘계란은 건강 음식’이라는 말의 진짜 의미: 콜레스테롤 논쟁의 정리


그래도 요즘 의학 쪽 이야기를 들어보면 관점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계란 = 콜레스테롤 덩어리 = 무조건 나쁘다”

는 식의 단순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연구들에 따르면,
음식으로 들어오는 콜레스테롤(식이 콜레스테롤)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가 예전에 생각했던 것만큼 절대적이지 않다. (한양대의료원, PLOS ONE, 2016 등)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에게서, 계란을 매일 한 개씩 섭취하는 것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지 않으며, 오히려 대사증후군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PLOS ONE, 2016년 연구

정리하자면,
계란 자체는 죄가 없다.
문제는 ‘누가’, ‘어떤 몸 상태로’, ‘얼마나, 어떻게’ 먹느냐에 있다.

일일 섭취량 기준특별한 제한 없음 (개인차 있음)노른자 1개, 또는 주 3~4회 이내노른자 1개 이하, 또는 대체 단백질과 병행
신경 쓸 부분단백질, 포만감LDL-C, 총 콜레스테롤 누적탄수화물·지방 동시 섭취 패턴


내가 계란 두 알 앞에서 고민하는 이유: ‘남의 기준’과 ‘내 몸’은 다르다


문제는 여기다.
건강한 사람에게 괜찮은 계란 두세 알이,
나 같은 사람에게도 똑같이 괜찮다고 말하긴 어렵다는 것.

나는 지금 당뇨약을 먹고 있고,
한 번 올라간 적 있는 고지혈증 수치를 다시 낮추기 위해 계속 관리 중이다.
이미 대사질환(당뇨, 이상지질혈증 등)이 있는 경우,
계란을 포함한 식이 콜레스테롤이 심혈관 질환 위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음식이 나쁘다”라기보다,
그 콜레스테롤을 처리하는 내 몸의 능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거다.
계란말이를 영영 포기하고 싶진 않다.
그래서 결론은 하나다.

“안 먹을 수 없다면, 양과 패턴을 조절해야 한다.”




당뇨·고지혈증 환자가 피해야 할 ‘계란 섭취 3대 패턴’ 

계란이 좋다고 해서,

“단백질이니까 괜찮겠지”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먹다 보면 어느 순간 혈당도, 콜레스테롤도 같이 들썩인다.
내가 직접 겪으면서 깨달은, 당뇨·고지혈증 환자가 특히 조심해야 할 ‘3가지 계란 섭취 패턴’을 정리해 봤다.


패턴 1: 계란말이 + 밥/빵 = 탄수화물 혼합 식사의 함정


계란 자체는 혈당을 거의 올리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 계란을 밥이나 빵의 반찬으로 먹는다는 거다.
오늘 나도 그랬다.
계란말이 세 줄을 먹고 나니, 어딘가 허전했다.
결국 밥 한 숟가락을 떠서 곁들이는 순간, 식사는 이렇게 변한다.

  • 원래 계획: 계란말이만 먹고 끝내기
  • 현실: 계란말이 → 밥 한 숟갈 → 김치 → 밥 조금만 더…

이때부터 이미 식사의 성격은
‘단백질 위주’에서 ‘탄수화물+지방이 섞인 한 끼’로 바뀐다.

“당뇨 환자에게는 단일 음식의 성분보다, 한 끼 식사 전체 구성과 탄수화물 조합이 혈당 변동에 더 큰 영향을 준다.”

— Journal of Diabetes Research, 2020.12

밥 한 숟가락쯤이야 괜찮겠지, 하다가
그 한 숟가락이 두 숟가락이 되고,
결국 혈당은 그만큼 더 출렁이게 된다.
이렇게 바꿔 보기 (식사 순서 조절)
배가 많이 고파도,

  • 먼저 계란말이로 단백질을 어느 정도 채우고
  • 그다음에 상추, 오이, 김치 같은 채소·섬유질을 먼저 넣고
  • 마지막에 밥을 정말 ‘맛보는 정도’만 먹는 쪽으로 흐름을 바꾼다.

순서 하나 바꾸는 것만으로도
혈당이 오르는 속도를 꽤 늦출 수 있다.


패턴 2: ‘많이’보다 더 위험한 건 ‘자주’ 먹는 습관


고지혈증 관리에서 계란이 위험해지는 포인트는 “한 번에 많이”도 있지만, 사실 더 무서운 건

“별 생각 없이 자주”

먹는 패턴이다.
하루에 계란 2개를 한 번 먹는 것보다,
하루 1개씩을 7일 연속 먹는 쪽이 누적으로는 더 부담이 될 수 있다.
야간 근무를 하다 보니,
나는 식사를 간단하게 해결하고 싶어서
계란말이, 삶은 계란, 두부 같은 메뉴를 계속 돌려 먹는 날이 많다.
단순하고 준비하기 쉬워서 좋지만,
그만큼 같은 재료를 자주 쓰게 된다.

“고지혈증 위험군은 계란 섭취를 주 3~4회 이하로 제한하고, 나머지 날에는 식물성 단백질이나 생선으로 대체하는 것이 권고된다.”

— American Heart Association (AHA), 2020 권고안

그래서 나도 나름대로 이렇게 정리해 봤다.

단백질 로테이션 예시

계란 (노른자 1개 기준)채소랑 꼭 같이 먹기
두부·콩류순두부, 콩자반 등
닭가슴살·흰살 생선기름 적은 생선 위주
계란 (노른자 1개)월·목 정도로 분산
무가당 요거트·두유간식 겸 단백질 보충
살코기 소·돼지기름기 제거하고 소량
유동적부족했던 단백질 보충

계란을 완전히 끊어버리는 게 목표가 아니라,
주간 단위에서 “몇 번 먹었는지”를 의식하는 것,
그게 중요하다는 걸 요즘에서야 깨닫는 중이다.


패턴 3: ‘조리법’ 하나가 콜레스테롤과 지방을 확 끌어올리는 경우


같은 계란이라도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몸에 들어오는 지방과 열량은 완전히 달라진다.

  • 피하고 싶은 쪽
    • 식용유 듬뿍 두른 계란 프라이
    • 튀기듯 부친 계란전, 돈가스 계란 옷, 각종 전 요리
  • 덜 부담되는 쪽
    • 삶은 계란
    • 수란(물에 익힌 계란)
    • 기름 거의 안 쓰고 부친 계란말이 (노른자 1개 기준)

오늘 나는 계란말이를 할 때도
소금을 일부러 아주 조금만 넣었다.
당뇨와 고지혈증에 혈압까지 겹치면,
나트륨은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조리법 하나하나가
조용히 수치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걸
이제는 무시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를 위한 ‘현실적인 계란말이 루틴’ 


이렇게 여기저기 찾아보고,
내 식사 패턴을 돌이켜 본 다음 정리한
“내 상황에서 쓸 수 있는 현실적인 기준”은 이렇다.


원칙 1: 노른자는 하루 1개, 흰자는 상황 봐서 추가


노른자는 하루 1개를 기준으로 삼는다.
아예 버리기에는 아까운 영양소도 있기 때문이다.
더 먹고 싶다면,
노른자 1개에 흰자만 1~2개 정도 추가해 계란말이를 만든다.
예) 계란말이: 노른자 1 + 흰자 2


원칙 2: 배고프다고 밥 붙이지 말고 ‘다른 것’으로 채우기


계란말이를 먹고도 허기가 남으면
습관처럼 밥그릇으로 가는 대신,
다른 선택지를 먼저 꺼내 본다.

  • 무가당 두유
  • 소량의 견과류
  • 방울토마토, 오이, 샐러드 채소 조금

탄수화물(밥, 빵)을 덜 붙이는 것만으로도
식후 혈당이 훨씬 덜 흔들린다.

원칙 3: 일지에 적어두면, ‘내 패턴’이 보이기 시작한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면
“얼마나 먹었더라?”가 금방 흐려진다.
그래서 나는

  • 오늘 계란을 먹었는지
  • 얼마나 먹었는지
  • 그날 식후 혈당이 어땠는지

간단하게 메모장에 적어두고 있다.
일주일만 지나도,
“아, 내가 생각보다 계란을 자주 먹고 있었네” 하는 순간이 온다.


오늘의 계란말이가 남긴 말



따끈하게 잘 말린 계란말이 한 줄을 베어 물었을 때,
입안에 퍼지는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은 여전했다.
그 짧은 순간, 생각이 잠시 멎었다.
“참… 예전엔 이런 거 하나 가지고 이렇게 고민하지도 않았는데.”
하지만 그런 내가 지금은 싫지 않다.
예전에는 그냥 먹고 싶은 대로 먹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한 채 하루를 넘겼다면,
지금의 나는
“이 한 입이 내 몸에 어떤 영향을 줄까”를
한 번이라도 생각하고 젓가락을 든다.
계란말이 한 줄 앞에서 멈춰 서서
내 선택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보는 이 습관.
어쩌면 이런 사소한 루틴들이
앞으로의 몇 년, 몇 십 년을 버티게 해줄
진짜 건강 습관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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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마디

“습관처럼 반복하는 작은 음식 선택이, 결국 내 몸의 방향을 정한다.”

면책 안내

이 글은 당뇨와 고지혈증을 가진 한 사람의 경험과, 일반적인 학회 권고 내용을 함께 정리한 에세이입니다.
의료적인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할 수 없으며, 각자의 건강 상태·복용 중인 약에 따라 권장 식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식단 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