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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

퇴근 후 야식 유혹, 단감 두 개 & 새벽 각성 유발하는 콘센트 불빛: 직장인의 수면 부채 극복기

늦은 밤의 허기와 작은 불빛, 그리고 닳아가는 몸의 시계


발자취 | 건강 에세이

피로한 밤, 감 두 개와 콘센트 불빛이 깨운 몸의 신호를 따라가 본다. 이 작은 신호들은 내 몸의 시계가 얼마나 닳아 있는지를 말해주는 듯했다.



멈추지 않는 허기의 악순환: 퇴근길 다짐과 달콤한 유혹



오늘도 11시가 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출근길엔 늘 다짐을 한다. 오늘은 꼭 저녁 챙겨 먹자.
하지만 늘 그렇듯, 일 끝나면 귀찮음이 이긴다. 하루 종일 복잡하게 돌아가던 머릿속의 전원을 끄는 것이 세상 무엇보다 급선무다.
회사에선 밥보다 커피, 물로 버틴다. 식사 시간이 곧 업무 시간인 날도 많았다. 에너지음료는 아예 안 먹는다. 한때 잠깐 마셨다가 오히려 더 깊은 피로의 늪에 빠진 걸 느꼈다. 몸이 단기적인 폭발 후 더 큰 부채를 요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뒤로는 손도 안 댄다.
그래도 일 끝나면 몸이 허기진 건 똑같다. 이상하게 밥 대신 달달한 것, 혹은 자극적인 것이 당길 때가 있다. 이는 육체적 허기라기보다, 하루 종일 시달린 정신적 피로가 보상심리를 통해 달콤함을 요구하는 것에 가까웠다.
샤워를 하고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문지르는데, 그때서야 허기가 밀려온다. 배가 고프다는 게 아니라, 몸이 뭔가를 달라고 하는 느낌. 비어 있는 위장이 신호를 보내는 거다.
냉장고 문을 열고 한참을 본다.
계란, 우유, 남은 반찬, 그리고 감 두 개.
결국 손이 간 건 단감이다. 아삭한 식감과 은은한 단맛은 분명 위로가 된다.


‘한 개만 먹자.’
늘 하는 생각이지만, 손은 이미 두 개를 씻고 있다.

“밤늦게 섭취하는 과일의 과당은 수면 중 인슐린 민감도를 낮추고 체내에 빠르게 지방으로 저장됩니다. 특히 취침 직전의 당분 섭취는 소화가 원활하지 않아 위장 운동을 방해하고, 이로 인해 수면의 질 저하 및 다음 날 만성적인 피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국립보건원(NIH) 수면 및 대사 연구 보고서 분석 (2009~2010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몸이 그걸 이긴다.
‘이 정도야 괜찮겠지’ 하며 첫입을 베어 문다. 살짝 단맛이 퍼질 때, 피로가 조금 녹는 느낌이 든다. 이 잠깐의 달콤함이 나를 다음 날까지 버티게 해줄 거라는 착각을 한다. 결국 두 개를 다 먹고, 노트북을 켜 글을 조금 쓰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다.



새벽 4시 03분, 나를 깨운 것은 단감인가 불빛인가?



눈이 떠진 건 알람도 없이 새벽 4시 03분.
눈이 번쩍 떠졌다기보다, 몸이 다시 깨어난 느낌이었다. 잠이 깊지 못하고 얕은 수면 사이클에서 강제로 튕겨 나온 기분이었다. 다시 눈을 감아보지만, 잠은 오지 않는다.
천장을 보는데, 콘센트의 작은 불빛이 눈에 밟힌다.
빨간게 희미한 불빛이 천장에 은은하게 번진다. 평소엔 신경도 안 쓰던 건데, 이 새벽엔 유독 선명하다.

“수면 환경에서 25룩스(lux) 이하의 아주 미세한 빛이라도, 특히 **푸른 계열의 색온도(블루라이트)**를 가진 불빛은 뇌가 아침으로 착각하게 만듭니다. 이는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최소 30%까지 감소시켜, 얕은 잠을 반복하고 REM 수면(깊은 잠) 진입을 어렵게 합니다.”

— 미국 수면 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 연구 및 멜라토닌 분비 관련 논문 종합 (2014년)


그래서일까. 눈은 감았는데, 머리가 깨어 있다. 잠은 자고 있는데 뇌는 쉬지 못하는 상태.
단감의 당분 때문인지, 불빛 때문인지 모르겠다. 둘 다일 수도 있겠다. 야식으로 높아진 혈당 때문에 수면 중 신체가 에너지를 과도하게 사용했고, 작은 불빛이 멜라토닌의 마지막 분비까지 방해한 것일 수 있다.
휴대폰 시계를 다시 본다. 4시 27분.
조금 더 자고 싶어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린다. 하지만 몸은 이미 일어나 있을 준비를 한다. 억지로 자려 할수록 잠은 더 달아난다. 이럴 땐, 억지로 자려 하기보다 그냥 누워 있는 게 낫다. 몸의 신호를 잠시 받아들여야 할 때다.

밤중 각성(夜中覺醒)은 주로 수면의 단계(수면 주기)가 불안정하거나 심부 체온이 상승할 때 나타납니다. 특히 불규칙한 생활 패턴으로 인해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리듬이 깨지면, 새벽 시간대 각성이 잦아집니다. 이를 막으려면 취침 1~2시간 전에 가벼운 활동으로 체온을 약간 낮추고, 완전히 암전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하버드 의과대학 수면 의학 보고서 및 수면 생리학 연구 종합 (2005년 이후 지속)


작은 변화의 시작: 콘센트에 붙인 테이프와 물 한 잔의 위로



이따 5시 반쯤 일어나면 또 출근준비. 앉아서 구글 블로거에 몇자 적다 부랴부랴 다시 출근 준비를 한다
출근하기 직전 커피 믹스 한 잔 나의 사치이자 오늘 달콤함의 끝.

오늘 저녁은 또 건너뛰겠지.
그런데도 하루는 잘 굴러간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내 몸은 언제까지 이렇게 버텨줄까?’
단감 두 개, 콘센트 불빛, 새벽 네 시.
다 별거 아닌 것들인데, 이 조합이 요즘 내 몸의 신호 같다. 작은 것들이 계속 나를 깨운다. 그 신호를 무시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출근 전, 콘센트 위에 테이프를 붙였다. 작고 사소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변화였다. 다음 날 아침, 확실히 다르겠지 기대하며. 밤새 한 번도 깨지 않기를.
이제 남은 숙제는 하나,
야식.
단감 두 개는 내게 너무 조금 많은 듯. 내일은 단감 하나와 따뜻한 물 한 잔으로 버텨볼까 한다. 물 한 잔이 주는 위로와 과학적인 효과를 믿어보기로 했다.

가짜 배고픔은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이나 단순 탈수 증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40~50°C 정도의 따뜻한 물을 천천히 마시면,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하여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고 위장에 일시적인 포만감을 제공합니다. 이는 뇌가 갈증 신호를 식욕으로 오인하는 현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하는 과학적 기전입니다.”

— 美 건강 전문지 '헬스라인(Healthline)' 및 관련 연구 분석 종합 (2018년 이후 최신 데이터 기반)


오늘 밤도 비슷하게 흘러가겠지만, 적어도 불빛 하나, 단감 한 개는 조심할 수 있을 것 같다.
몸은 그렇게, 아주 작게라도 조금씩 균형을 찾아가는 중이다.


만성 수면 부채 해소, 직장인이 시도할 수 있는 3가지 솔루션


나처럼 만성적인 수면 부채(Sleep Debt)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 많을 것이다. 수면 부족이 쌓이면 면역력 저하, 집중력 감소는 물론이고 감정 기복까지 심해진다. 수면 부채를 '빚'이라 생각하고 갚아나가야 한다. 야식과 불빛을 조절하는 것 외에, 내가 시도하고 있거나 시도해 볼 만한 3가지 실질적인 솔루션을 공유한다.

주말 '보상 잠'은 최대 2시간 이내로 제한


평일 부족분을 주말에 몰아 자는 '보상 잠'은 오히려 생체 리듬을 더 깨뜨릴 수 있다. 주말에 늦잠을 자더라도 평소 기상 시간보다 최대 2시간 이상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평소 6시에 일어났다면 주말에는 8시를 넘기지 않는 것이다. 부족한 잠은 차라리 오후 1시~3시 사이에 30분 이내의 짧은 낮잠(파워냅)으로 보충하는 것이 수면 리듬 유지에 더 효과적이다.

취침 90분 전 '미지근한 샤워'로 체온 조절


밤중 각성이 심부 체온 상승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시도하는 방법이다. 잠이 들기 위해서는 심부 체온이 살짝 낮아져야 한다. 뜨거운 물로 샤워하면 일시적으로 체온이 높아지지만, 미지근한 물(38~40°C)로 샤워를 하면 샤워 후 체온이 서서히 떨어지면서 자연스러운 수면 유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취침 90분 전에 마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잠자리에서 '15분 원칙' 지키기


잠이 오지 않아 15분 이상 뒤척인다면, 침대에서 일어나 다른 방으로 이동하는 '15분 원칙'을 지켜야 한다. 침대는 잠만 자는 곳이라는 인식을 뇌에 심어주기 위함이다. 침대 밖에서 조용하고 지루한 활동(예: 책 읽기, 단순 스트레칭)을 하다가 다시 졸음이 올 때 침대로 돌아와야 한다. 이때 휴대폰이나 TV 등 빛이 나는 기기는 절대 보지 않아야 한다.

직장인들의 숙명 같은 밤 11시 이후의 야식 유혹! 여러분은 어떤 방법으로 이겨내고 계신가요? 콘센트 불빛을 가리는 나만의 꿀팁이나, 따뜻한 물 한 잔 이상의 노하우, 혹은 나만의 수면 부채 해소법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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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마디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는 무시해도 괜찮은 법이 없다. 오늘부터 콘센트 불빛과 야식 감 하나를 줄여본다. 작은 습관이 무너진 건강의 균형을 되찾아준다.

면책 고지

이 글은 개인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작성된 건강 에세이입니다.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으며,
개인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필요 시 전문가의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