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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

두부 한 숟갈의 다짐

발자취 | 건강 에세이


“하루의 식탁에도 마음의 균형이 숨어 있다.
단순한 한 끼가, 한 사람의 삶을 지탱한다.”

《다식 다음, 다뇨》 Ep.14




식탁 위, 특별하지 않은 하루


오늘 회사 점심은 평범했다.
보이는 건 내가 필요에 의해 선택해 담았을 뿐, 반찬이 부실하지 않다.
오해가 없으시길.

회사 점심 메뉴 내가 선택한 두부 김치볶음 콩나물국 콩나물무침 그리고 돼지고기 볶음


두부를 데친 것, 김치볶음과 돼지고기 볶음 세 조각, 콩나물무침, 그리고 콩나물국.
특별할 게 하나도 없는 식단이다.
하지만 요즘 나는 그런 ‘평범함’을 유심히 본다.

샐러드가 오늘도 없다.
동물성 그 기름진 단백질보다 식물성 단백질을 선호한다.
샐러드가 없을 땐 단백질부터 먹는 게 습관이 되었다.
두부를 그대로 한 숟가락 떠서 입안에 넣는다.
부드러운 두부가 혀끝에서 부서지고, 이내 목을 타고 내려간다.
별맛은 없지만, 그 단조로움 속에 묘한 안정감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식물성 단백질의 섭취 비율이 높을수록 사망률이 낮아진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2020)은 총 단백질 중 식물성 비율을 3% 늘리면 전체 사망 위험이 약 10% 감소한다고 밝혔다.
반면, 붉은 고기와 가공육 중심의 식단은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을 12~15% 높인다.

(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2020)


그다음엔 밥 한 숟가락에 김치볶음을 얹는다.
조금 짠맛, 그리고 콩나물의 싱거움.
둘이 섞이니 밥이 완성된다.
이 단순한 조합이 내 하루의 리듬을 만든다.
그렇게 꼭꼭 씹으며 문득 생각한다.
“오늘은 왜 이렇게 허전하지?”




허전함의 이름을 붙여 본다


요즘 들어 자주 드는 생각이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매번 계획을 세우고, 실행도 한다.
하지만 결과는 늘 예상보다 조용하다.

오늘도 노트에 짧게라도 적는다


블로그 운영도 그렇다.
글을 올리고, 통계를 보고, 다시 쓰고.
그 반복 속에서 희미하게 남는 건 ‘불안’이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다.
이건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
내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일이라 믿기 때문이다.

천천히 먹는 사람은 비만 위험이 42% 낮다.
일본 규슈대학 연구(2018)는 식사 속도를 줄인 사람들의 평균 BMI가 1.5 낮고, 복부 지방이 약 10% 적었다고 보고했다.
느림은 단순한 태도가 아니라, 몸의 균형을 회복하는 리듬이었다.

(BMJ Open, 2018)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마음은 또 걱정으로 기운다.
그래서 나는 예전처럼 “왜?”라는 질문 대신
이제는 “어떻게?”를 먼저 묻는다.
그리고 그다음엔 “무엇을?” 찾는다.

‘왜’에 매달리던 시절엔 답이 없었다.
오히려 스스로를 갉아먹었다.
위궤양, 잦은 음주, 그리고 지방간.
몸이 먼저 반기를 들었다.
그때 깨달았다.
‘이유를 찾기보다 방법을 바꾸자.’




글이 된 일상, 회복이 된 글쓰기


그때부터 글쓰기는 내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출근길의 풍경, 점심의 맛, 퇴근길의 공기까지 모두 기록했다.
누군가에겐 평범한 일상이지만
나에겐 ‘살아 있음’의 증거였다.

두부 한 숟갈을 씹으며
그 부드러운 질감 속에서
조용한 다짐이 피어난다.
“지금처럼, 천천히 가자.”

한국영양학회(2023) 조사에 따르면,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섭취하고 식사에 15분 이상을 투자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혈당 변동 폭이 25% 낮고, 피로감이 3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느린 식사와 일정한 리듬이 결국 몸의 안정으로 이어진다.


건강을 되찾고 나서야 알게 됐다.
몸의 균형이 잡히면 마음도 안정된다.
글은 그 균형을 되찾는 과정이었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괜찮았다.
글을 쓰는 동안 나는 내 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니까.




블로그 조회수 통계


계획보다 꾸준함, 성과보다 과정


블로그를 운영하며 가장 많이 배운 건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조회수는 들쭉날쭉하고, 댓글은 드물다.
그래도 매일 한 편씩 쓰는 이유는 단 하나다.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진 내가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물론 불안은 여전히 있다.
글이 묻히는 날엔 마음이 흔들린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되뇐다.

“괜찮다. 이건 성장통이니까.”

예전의 나는 ‘왜 결과가 없을까’에만 매달렸다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쌓아갈까’를 고민한다.
그 차이가 나를 살린다.




삶의 맛, 두부처럼

식탁위 두부 한모


두부는 별맛이 없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먹을수록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건 아마 ‘자극이 없기 때문’ 일지도 모른다.

요즘 사회는 자극을 팔고, 속도를 강요한다.
하지만 진짜 건강은 ‘느림’에서 자란다.
한 숟갈의 두부,
한 줄의 글,
그렇게 하루를 조용히 쌓아가는 것.

나는 이제야 안다.
이 평범한 식탁 위의 순간들이
내 인생의 가장 단단한 기반이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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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마디

“건강은 몸의 문제이기 전에,
마음이 자신과 화해하는 과정이다.”

면책 안내

본 글은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건강 에세이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될 경우 전문의 상담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