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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

억눌린 감정: 만성 스트레스의 독(毒)

발자취 | 건강 에세이

“내 안의 감정 쓰레기통을 비우는 일. 이것은 타인을 향한 예의가 아닌, 나를 지키는 가장 이기적인 행동이다.”

<건강하게 살아남기> Ep.01


퇴근길, 공장 알바가 남긴 씁쓸한 분노

퇴근길 버스 창문에 비친 얼굴, 도시 불빛이 번지는 저녁 풍경


"말이라는 게 얼마나 쉽게 적을 만드는지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입이 문제다."
오늘 공장 알바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 통근버스 창문에 기댄 나는 하루를 통째로 털어내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씁쓸함과 분노가 뒤섞인 채, 내 몸은 이미 만성적인 두통과 소화불량으로 파업을 선언하고 있다.
오늘 아침, 작업을 시작하자마자 설비 이상이 발생했다. 그 사람(연장자)은 늘 그렇듯 가장 만만한 상대를 찾아가 다짜고짜 책임을 전가했다.

"관리를 어떻게 했기에 연마가 안되니? 그래서 지금 조장 불러서 수리하고 있어!”

나이와 연차에서 우위를 점한 그 사람이 잔고장의 진짜 문제 근원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지만, 피해를 본 나이 많은 정직원조차 그 사람의 부당한 권위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나의 ‘을’이라는 위치 때문에, 그 사람의 감정 쓰레기통 역할은 오늘도 계속되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손이 닿는 거리에 있는 일도 굳이 나를 부른다.

"이거 여기로 치워, " "이거 옮겨."

무언가를 물으면 짜증을 내고, 임의로 처리하면 또 짜증을 낸다. 물어봐도 짜증 안 물어봐도 짜증 내는 모순적인 태도. 나는 몇 달간 철저히 그 사람의 일방적인 감정 배설의 대상이 되어왔다. 나에게까지 책임을 돌릴 때는 정말이지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부조리는 나에게 큰 교훈이 된다. 타산지석(他山之石). 그 사람의 잘못된 언행과 태도는 내가 절대 닮아서는 안 될, 나의 행동 기준을 명확하게 만들어주는 거울이 되어준다.


직장 스트레스가 내 몸을 병들게 하는 이유와 대처법

📌 내 몸에 독을 쌓는 억눌린 감정: 코르티솔의 작용
억눌린 분노와 수치심은 강력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의 분비를 촉진한다. 코르티솔은 일시적인 대응에 필수적이지만, 만성적으로 높아지면 면역 체계 약화, 복부 지방 축적, 수면 장애, 소화기 문제 등을 유발하며 몸을 서서히 무너뜨린다. 결국 감정을 묵히는 것은 내 몸에 독을 쌓는 행위와 같다.
출처: 중앙일보 건강 섹션 보도 자료 (2024년 5월 15일 기고)


나는 이 독소로부터 나를 지켜야 한다. 오늘의 사건을 통해 나는 ‘거절의 기술’‘경계 설정’을 절실히 연습해야 함을 느낀다. 그 사람의 사소한 호출에 무조건 응하는 것은 결국 나의 에너지와 자존감을 갉아먹는다. 나를 지키는 다짐은 명확하다: 내 역량과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고, "제가 지금 다른 급한 업무 중이라 30분 뒤에 처리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처럼 정중하지만 확실하게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 불합리한 요구 앞에서는 단호하게 나의 경계를 지키는 것이 나를 지키는 가장 이기적인 행동이다.

📌 감정 노동과 화병
심리학에서는 누군가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는 것 자체를 심각한 '감정 노동'으로 본다. 특히 억눌린 분노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화병(火病)이라고 하는데, 이는 두통, 위경련, 수면 장애 등 명확한 증상으로 이어진다. 감정 노동은 곧 신체 노동이다.
출처: 서울대학교병원 의학 정보 자료 (2023년 11월 20일 발표)

 


나만의 루틴, 스트레스의 고리를 끊다

지금 내 몸에 쌓인 이 부정적인 에너지는 글쓰기라는 가장 건강한 방법으로 해소해야 한다. 고충을 솔직하게 글로 표현하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는 크게 완화된다. '글쓰기를 통한 감정 배출'이 나에게 가장 중요한 스트레스 관리법이다.

📌 스트레스 관리 방법
고충을 솔직하게 글로 표현하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는 크게 완화될 수 있다.
출처: 헬스조선 보도 자료 (2024년 8월 1일 기사)

퇴근 후, 나는 의식적으로 공장 스트레스의 고리를 끊어낸다. 잠자리에 들기 전 심호흡 명상 (3-5분)으로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따뜻한 허브차로 하루의 열을 내리고 싶지만 그냥 커피 한 잔으로 마음을 다스린다. 다음엔 꼭 허브차를 사놔야겠다. 그리고 오늘 느꼈던 분노를 글로 풀어내 감정 쓰레기통을 비워낸다.
건강한 루틴은 나를 지켜줄 것이며, 나는 내일 아침, 오늘보다 한 뼘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나 자신을 지켜낼 준비를 할 것이다.
 
 


수처작주(隨處作主), 어디서든 주인이 되는 법

발자취 | 마음의 균형을 배우는 글퇴근 후에도 이어지는 마음의 무게. 《수처작주(隨處作主)》를 통해 직장 밖에서도 스스로 중심을 세우는 법과 진짜 ‘나’로 돌아오는 시간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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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된 그리움의 초상

모두가 등 돌린 들녘에홀로 키 높인 이 얼굴은어느 여름날의 맹세를 지키는가.푸른 물결 사라진 자리싸늘한 바람만 소슬히 감도는겨울이 문턱을 밟는 이 늦은 시간,빛바랜 꽃잎 가슴에 안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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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마디

"다른 사람이 내 감정의 쓰레기통이 되는 것을 거부해야 하는 것처럼, 나 역시 다른 사람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지 않도록 건강한 벽을 세우는 것이 나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심리학자 D.W. 클락의 저서 인용

면책고지 (Disclaimer)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심리학적, 의학적 일반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에세이이며, 전문적인 의료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심각한 스트레스나 신체 증상이 지속될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를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