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질환 관리

걷는 고통 위의 평화 — 오늘, 발이 편했다

발자취 블로그 | 건강 에세이

“발바닥 굳은살 통증, 야간 근무 피로, 당뇨 관리의 일상 기록.
작은 패드 하나로 시작된 회복의 하루.
직장인 건강, 피로, 걷기의 의미를 담은 발자취 블로그 건강 에세이.”

《다식 다음, 다뇨》 Ep.11


1️⃣ 발의 고통, 평화의 시작


있던 발 앞꿈치 패드를 잘라냈다.
운동화를 신고 현관문을 나서 아스팔트 위에 발을 디디자,
순간 평화와 평온이 온몸을 감쌌다.
“이제 살겠다.”
할렐루야 외침이 튀어나올 뻔했지만 참았다.
‘이젠 안전화 착용 후 확인만 하면 된다.’
그 생각이 통근버스 안에서 계속 맴돌았다.
회사에 도착해 안전화를 신어보니,
놀랍게도 아프지 않았다.
그 기쁨은 짧았지만 선명했다.
물론 완벽하진 않았다.
밴드형이라 걸을 때 고정이 잘 안 되어
굳은살 위로 밀려올 때면 여전히 아팠다.
하지만 어제와는 달랐다.
오늘의 나는, 덜 아픈 나였다.
일은 더 고됐다.
제품을 1, 2, 3호기에 담고 나면
다른 호기에서 변경 지시가 떨어진다.
찾고, 교체하고, 다시 채우고.
다섯 번의 반복.
등은 타들어 갔고,
화는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발이 덜 아프니 금방 가라앉았다.
그 작은 평화가 몸 전체를 달래주었다.

“만성 통증 환자는 통증 강도보다 통증이 사라진 순간의 안도감에서 더 큰 회복 반응을 보인다.”
— 대한통증학회, 2022, 「근골격 통증 인지 및 완화 보고서」


2️⃣ 절뚝이던 3개월, 그리고 후회

3개월 동안 절뚝이며 버텼다.
아파도 참고, 아파도 일하고,
그저 살아야 하니까.
먹고 살아야 하니까.
그게 내 하루였다.
병원을 먼저 갈 걸.
그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 번 스쳤다.
하지만 현실은 늘 같았다.
야간 근무 후 병원을 찾기 보다는 그 시간은 잠으로 채워졌다.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서
“그냥 자자. 내일은 괜찮아지겠지.”
그렇게 하루, 또 하루.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나는 오늘도 그 책임을 짊어진 채 일터에 선다.


3️⃣ 식사, 피로, 그리고 생각의 잔향


야간 식사 시간.
식판을 들고 줄을 섰다.
오늘은 두부조림, 양배추 샐러드, 도토리묵,
그리고 해장국 스타일의 국.
정치 뉴스가 무음으로 흘러나왔다.
익숙한 싸움, 반복되는 말들,
그리고 화면 하단에 스치는 슬픈 자막 —
‘중학생 어린이 사망’.
그 문장을 보고 숟가락이 멈췄다. 학폭 정말 없어져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야식 메뉴 사진을 찍으려다 잊어버렸다.
그냥 샐러드를 다 먹고 나서야 생각났다.
도토리묵, 젊을 땐 싫어했는데
지금은 있으면 꼭 챙겨 먹는다.
맛은 여전히 없지만,
그 ‘씹는 행위’가 오늘의 리듬을 만든다.
기대하던 두부조림은 너무 짰다.
두부 사이에 정체 모를 고기가 끼어 있었다.
결국 고기를 다 긁어내고
두부만 밥과 함께 삼켰다.
휴게실 커피 자판기에 갔더니 고장.
오늘 밤은 길어질 것 같았다.
야간 3시 30분,
커피 없는 피로는 더 무겁다.
그래서 다짐했다.
“앞으로는 커피를 챙기자.
이건 단순한 피로가 아니다.”

“수면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회복의 질(quality of recovery)이며,
이는 카페인·스트레스·불규칙한 생활에 의해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다.”
— 미국수면의학회(AASM), 2021, 「Chronic Fatigue and Restorative Sleep Report」


4️⃣ 피로 위의 평화


일을 마치고 통근버스에 올랐다.
창밖은 흐렸고,
바람이 선선했다.
비가 올 듯한 저녁 공기 속에서
문득, 고요가 찾아왔다.
오늘은 발이 아프지 않았다.
그 단순한 사실 하나로
나는 하루를 버틸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고,


사과 하나, 오이 하나로 아침을 대신했다.
그리고 그냥 잠들었다.
몸이 이불 속으로 스르르 가라앉았다.
마음은 여전히 무겁지만,
오늘 하루는 살아냈다.

당뇨를 가진 이들에게,
그리고 나처럼 밤에도 일하는 사람들에게,
“조금 덜 아픈 하루”는 그 자체로 기적이다.


[개과천선 뜻과 유래] 잘못을 고치는 용기 — 사자성어 에세이 시리즈 3편

개과천선 뜻과 유래를 바탕으로,잘못을 인정하고 바꾸는 용기의 중요성을 다룬 현실형 에세이.직장과 인간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탐구합니다.사자성어 시리즈 3편.개과천선(

tenma0191.tistory.com

잠이 든 밤, 말하지 못한 마음

나는 모든 인맥은 다 끊어냈다.끊어냈다가 아닌 끊겼다가 맞겠지남은 건 사회생활의 잔재처럼 남은정말 인생의 재미를 느끼고 열심히 생활한 그때의 그시절전직장 동료들의 친목회 하나뿐. 야

suyong0191.tistory.com


☕ 오늘의 한마디

“고통이 사라져야 회복이 아니라,
고통을 알아차릴 때부터 회복은 시작된다.”


⚖️ 면책 안내

이 글은 개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건강 에세이입니다.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으며,
통증·피로·수면 문제는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