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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 관리

취업 준비 스트레스 — 오늘도 버틴다, 무너진 채로

발자취 | 건강 에세이



"나는 아직 사람인가, 대체 가능한 부품인가." 구직 좌절로 인한 존재감 상실감과 스트레스 호르몬이 뒤흔든 몸의 기록. 불안 속에서도 하루를 버티는 당신에게 보내는 위로의 발자취.


《다식 다음, 다뇨》 Ep.13


1️⃣ 의미 없는 클릭, 그러나 손끝은 멈추지 않았다


오늘도 사람인에 로그인했다.
AI 매칭 공고가 떠 있었다.
그중 하나를 클릭했다.
입사지원.

“지원이 완료되었습니다.”



그 문장 하나에 하루가 끝난다.
손끝은 계속 눌리는데,
머리는 아무 생각이 없다.

나는 안다.
이력서를 보낼수록 절망감이 쌓인다는 걸.
그래도 계속 보낸다.
그게 오늘의 생존이니까.

“구직 실패가 반복될수록 뇌의 편도체가 과활성화되며,
실제 통증 반응과 유사한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난다.”

— 서울대 의과대학, 2023. 「청년 구직 스트레스의 신체화 연구」



지원 메일을 다섯 개 보냈다.
읽지도 않을 사람에게 내 하루를 보냈다.
이젠 ‘내가 한 번 이상 지원한 곳’만 나를 반긴다.
그게 무슨 인연이라도 되는 양.

모니터 속 “지원 완료”라는 문장이
어쩐지 “이번에도 실패”로 읽힌다.


---

2️⃣ 아무도 묻지 않는 자리


공장 알바를 한다.
3개월 단위 재계약, 4대 보험 없음.
“오늘부터 안 나오셔도 됩니다.”
그 한마디가 언제 들릴지 몰라
하루 종일 심장이 조여든다.

일하면서도 생각한다.
“나는 아직 사람인가, 아니면 대체 가능한 부품인가.”

누군가는 말한다.
“그냥 버텨요, 언젠간 기회가 와요.”
하지만 그 말은,
‘당신의 오늘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로 들린다.

“고용 불안정이 장기화될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이 상승하며
불면, 집중력 저하, 무기력 증세가 동반된다.”

— 대한직업환경의학회, 2022. 「불안정 고용과 스트레스 호르몬 연구」



점심을 먹어도 맛이 없다.
커피를 마셔도 잠이 깨지 않는다.
밤이 되면 그냥 누워 있지만,
눈은 감기지 않는다.

이게 스트레스의 실체다.
보이지 않지만, 몸은 이미 반응하고 있다.





3️⃣ 스트레스는 혈당을 흔든다


퇴근 후, 혈당을 체크한다.

"혈당 측정기 화면에 표시된 수치 123mg/dL -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후 측정된 결과"


수치는 123mg/dL.
정상보다 약간 높았다.


이전엔 늘 100 아래를 유지했다.
식단도 조심했고,
단 음식은 입에도 대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먹는 걸 신경 써도
수치가 내려가지 않는다.

“이건 음식 때문이 아니라, 마음 때문이 아닐까.”
그 생각이 문득 스쳤다.

“만성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분비를 증가시켜
간의 포도당 생성을 촉진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킨다.”

— Harvard Health Publishing, 2022. 「Stress and Blood Sugar Connection」



수면 부족과 불안,
그리고 반복되는 구직 실패가
내 몸을 조금씩 뒤흔들고 있었다.

심장이 빨리 뛰는 날은
꼭 혈당도 높았다.
몸은 정직하다.
내가 숨긴 불안을
그대로 수치로 드러낸다.

평균 수면 시간





4️⃣ 뜻밖의 연락, 그리고 또 다른 갈등


오늘은 조금 달랐다.
사람인에서 카톡이 왔다.
“면접 제안이 있습니다.”

사람인에서 카톡으로 온 면접 사항


6개월 만의 첫 연락이었다.
누군가 내 이력서를 ‘읽었다’는 사실 하나로
가슴이 뛰었다.

하지만 내용을 읽자마자 숨이 멎었다.
6개월 계약직, 시급은 지금보다 낮고
근무 시간은 8시간.

“건강을 생각하면 가야 하지만,
빚이 문제라 쉽게 움직일 수가 없다.”

나는 돈이 필요했다.
하지만 더 오래 버티려면 몸이 필요했다.
둘 다 챙길 수 없다는 게 잔인했다.

그래서 나는 하루 종일 고민했다.
그날 저녁, 결국 결론을 내렸다.
“이번 면접은 포기하자.
몸이 무너지면,
그다음은 아무것도 못 한다.”





5️⃣ 무너진 루틴 속의 나


새벽 3시, 잠이 오지 않는다.
내일 면접이 있는 것도 아닌데
눈을 감으면 심장이 뛴다.
‘이렇게 살면 안 되는데.’
그 생각이 머리를 친다.

잠이 오지 않아 잠자리에서 뒤척이는 모습


그래도 아침이 되면
또 사람인에 로그인한다.
같은 공고, 같은 회사, 같은 문장.
“지원이 완료되었습니다.”

그 문장 뒤에는 아무 대답도 없다.
그 침묵이 더 무겁다.

> “지속적인 구직 좌절은 자존감 저하보다
‘존재감 상실감’을 유발한다.”
— 한국심리학회, 2021. 「구직자 우울 스펙트럼 보고서」



나는 점점 투명해지는 느낌이다.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세상에서,
그냥 계속 클릭만 하고 있다.





6️⃣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희망이 없다는 걸 안다.
그건 이미 오래전부터였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희망이 없다고 멈추면,
내가 완전히 사라질 것 같아서.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력서를 보낸다.
누군가의 삭제 버튼 아래로 들어갈 걸 알면서도.

퇴근하면 블로그 앱을 연다.
오늘의 피로, 오늘의 분노, 오늘의 나를 적는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남긴다.
그게 나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심리적 스트레스의 인식 자체가
자율신경 안정과 혈당 변동 완화에 도움을 준다.”

— 대한당뇨병학회, 2023. 「심리요법과 대사 조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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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한마디

“스트레스는 혈당보다 먼저 오른다.
그러나 마음을 다스리면,
몸도 결국 따라온다.”

⚖️ 면책 안내


이 글은 개인의 경험과 감정을 기반으로 작성된 건강·심리 에세이입니다.
취업 스트레스나 불안 증상, 혈당 변동은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지속적인 피로·불면·갈증이 동반될 경우
전문의 상담을 권장드립니다.